이것을 공부하면 어느 점이 좋을까?: 점의 평행이동은 매우 쉽다. 그냥 더하면 된다. 도형의 평행이동은 무언가 아리송하다. 점의 평행이동은 각 방향으로 이동한만큼 더하면 되는데, 왜 도형은 부호를 반대로 해서 대입해야 하는 것일까? 사실 부호를 반대로 해서 대입해야 올바르게 평행이동이 되었다는 것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원리를 이해하지 않아도 수학 문제를 푸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므로 그냥 외우고 넘어가는 게 부지기수다. 하지만, 도형의 평행이동의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하면 새로운 관점에서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고, 물리학에서 움직이는 좌표계를 상상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도형 $C_1$을 그리자: $xy$평면에 $x$와 $y$로 표기되는 도형이 있다. 이를 $C_1$이라 하자. $C_1$위에 있는 모든 점 $(x,y)$가 어떤 관계식을 따르는지 수학적으로 표기하기 위해 보통 $C_1:f(x,y)=0$꼴로 많이 나타낸다. 대표적인 예로는 직선 $ax+by+c=0$ (단, $a,b,c$는 상수)과 원 $x^2+y^2 -r^2=0$ (단, $r$는 $0$보다 큰 수)이 있다.
새로운 도형 $C_2$를 그리자: 일반적인 도형 $f(x,y)=0$을 $x$축으로 $m$만큼 $y$축으로 $n$만큼 이동한 새로운 도형 $C_2$를 그리자.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새로운 도형을 어떻게 $x,y$에 대한 식으로 나타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0,0)$에 서있던 우리는 도형이 옮겨간 만큼 $x$축으로 $m$만큼 $y$축으로 $n$만큼 이동한다. 이곳을 점 $\rm A$라 하자. 점 $\rm A$에서 $C_2$를 관찰하니 $(0,0)$에서 $C_1$을 관찰한 것과 상황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사실 도형이 옮겨간 만큼 기준점도 옮겨갔으니 당연한 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점 $\rm A$를 기준점으로 하는 새로운 $XY$평면에서는 도형 $C_2$ 위에 있는 모든 점 $(X,Y)$를 $C_2:f(X,Y)=0$라는 관계식으로 깔끔하게 요약해 기록할 수 있다.
관찰자가 다르다: 이것을 $xy$평면에 있는 관찰자 입장에서 생각하자. $XY$평면에서 기준점 취급하는 점 $\rm A$는 $xy$평면에 있는 관찰자 입장에서 보았을 때 $(m,n)$이다. 두 번만 더 해보자. $XY$평면에서 $(0,1)$이라고 생각하는 점 $\rm B$는 $xy$평면에서는 $(m,n+1)$이다. $XY$평면에서 $(1,0)$이라고 생각하는 점 $\rm C$는 $xy$평면에서는 $(m+1,n)$이다. 그러니까 같은 위치에 있는 점이지만 기준점이 다르기에 서로가 다르게 보고 있는 것이다. 표로 정리하자.
점들 | $XY$평면에서 붙인 이름표 | $xy$평면에서 붙인 이름표 |
점 $\rm A$ | $(0,0)$ | $(m,n)$ |
점 $\rm B$ | $(0,1)$ | $(m,n+1)$ |
점 $\rm C$ | $(1,0)$ | $(m+1,n)$ |
임의의 점 | $(X,Y)$ | $(x,y)$ |
요약하자: 이제 같은 점도 관찰자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붙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리고 $X$와 $x$의 관계를, $Y$와 $y$의 관계를 추론할 수도 있다. $x-X=m$, $y-Y=n$이 그것이다. 이제 $X=x-m$, $Y=y-n$이라는 식을 $C_2:f(X,Y)=0$에 대입하면 $C_2:f(x-m,y-n)=0$으로 정리할 수 있다.
예시를 생각하자: 원 $x^2+y^2=1$을 $x$축으로 $3$만큼 $y$축으로 $2$만큼 평행이동한다고 해보자.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 $xy$평면의 원점에서 본 점을 $(a,b)_{xy}$로 표기하고 $XY$평면의 원점에서 본 점을 $(A,B)_{XY}$라 하자. 참고로 위에서 제시한 원 위의 모든 점 $(x,y)_{xy}$는 원점에서 $1$만큼 떨어져 있다. 도형이 움직이는 만큼 관찰자도 움직인다. $xy$평면에서 $(3,2)_{xy}$라고 부르는 점에 관찰자가 도형과 같이 도착한다. 관찰자는 도형 위의 점들 $(X,Y)_{XY}$가 여전히 자신에게서 $1$이라는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것을 관찰한다. 아까와 보는 풍경이 달라지지 않았다. 방정식 $X^2+Y^2=1$로 기록한다. 그런데, 기준점을 바꾼 관찰자와 원점에 그대로 남아있는 사람이 보는 시각이 다르다. 관찰자가 기준점이라고 생각한 점 $(0,0)_{XY}$는 $(3,2)_{xy}$이므로 $(0,0)_{XY}=(3,2)_{xy}$로 쓸 수 있다. 그러면 같은 임의의 점이라 하더라도 $(X,Y)_{XY}$는 $(X+3,Y+2)_{xy}=(x,y)_{xy}$이다. 즉, $X=x-3,Y=y-2$이다. 방정식 $X^2+Y^2=1$은 방정식 $(x-3)^2+(y-2)^2=1$로 바꿔 쓰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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