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데미안)

• 제목: 데미안
• 저자: 헤르만 헤세
• 역자: 이영임
• 출판사: 을유문화사
• 링크: 데미안(을유세계문학전집 리커버 에디션 한정판) | 헤르만 헤세 - 교보문고 (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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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책을 왜 읽었는가: 학교 졸업앨범에 들어갈 문구로 알과 생명에 대한 짧은 글을 적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명 어디서 봤으니까 알, 새, 날아오르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단어가 들어간 가장 유명한 문장은 바로 이것이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한 세계를 부수어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이 문장 자체와 이 문장이 들어간 책 데미안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여느 고전이 그렇듯이 정작 읽어보지는 않아서 이참에 읽어보기로 하였다.
• 내가 감히 이 책에 있는 만큼 훌륭한 서평을 쓸 수 있을까: 본문을 읽고 해설을 읽었다. 훌륭했다. 굳이 내가 시간과 전기 에너지와 내 머릿속의 화학적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글을 쓸 필요가 있나 싶다. 내가 쓰는 것은 서평이 아닌 독후감이 최선일 듯하다가도 데미안을 처음 읽으며 당혹감을 느낀 사람들을 위해서 한 줄이라도 적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적어야겠다.
•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읽었을 때는 눈이 글자 위를 미끄러져 갔다. 읽고 각 장의 가장 핵심적인 생각을 요약하면서 선의 세계에서 악의 세계로 다시 선의 세계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선과 악이 하나로 합쳐진 세계로 도약한다는 구조는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숨겨 놓은 장치들은 해설을 읽기 전까지는 단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유튜브를 통해서 배경지식을 습득하고 읽거나, 아니면 한 번 읽은 뒤에 이해할 수 없었던 상징(예를 들면 카인과 아벨, 베아트리체 등이 있다.)을 찾아서 공부해야 중심을 잡고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데미안은 성경의 이야기를 빌려오면서 많은 대립하는 항들을 제시한다. 신과 악마, 선과 악, 카인과 아벨, 베아트리체와 크로머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책에는 없지만 하나 더 생각해볼 수 있겠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서 아폴론은 이성을 상징하고, 디오니소스는 감성을 상징한다. 우리는 감정을 죽이면서 살아갈 이유도 없고, 언제나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살아갈 이유도 없다. 다만 그 시간을 살아내면서 이성이 필요할 때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감성이 필요할 때는 감성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데미안이 말하는 것처럼 어느 한쪽의 세계에 치우치는 대신에 우리의 온전한 시간을 살아가면 된다.
• 우리의 인생은 단 한 번의 시도다, 시간을 들여 느껴보자: 우리는 태어나기 전 시간과 죽은 후의 시간을 살 수 없다. 정말이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찰나의 순간은 단 한 번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상황에 대해서 데미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껍질로 표상되는 선의 세계만 추구하는 대신에, 선과 악의 세계가 융합된 온전한 세계로 도약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요약된 문장만 보고 데미안에서 제시하는 핵심 생각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시간을 들여 이야기에 빠져들며 생각하고 내면화 시켜야 할 것이다.
• 성숙에 도움을 주는 심오한 서적: 지금 당장 전문지식을 쌓아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정보를 제공하는 자료들을 찾고, 정리하고, 외우고, 응용하며 실력을 쌓아야 한다. 사람은 신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먹고, 마시며, 잘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순간을 넘기고 한 번 사는 인생을 조금 더 밀도 있게 살고자 한다면 이 책을 깊게 읽어보고, 일기를 쓰며, 다른 사람과 이 책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 쓸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선하다고 여겨지는 규칙’을 스스로 검토하고, 판단하여 껍질을 깨야 하고, 자신이 만든 온전한 규칙을 작동시켜 날아다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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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유세계문학전집 리커버 에디션 한정판) | 헤르만 헤세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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