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랑지안을 이용한 지구의 궤도 반지름 계산
이 주제는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까?: 내가 여기서 쓰는 라그랑지안에 대한 주제들은 모두 레너스 서스킨드 옹의 《물리의 정석: 고전 역학 편》에서 따온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그랬듯이 내가 편한 방식으로 해석해서 포스팅할 것이다. 해석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오류를 저지르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고전(Greatbook)에 주석을 다는 것과 유사하다. 책과 교차해서 글을 읽으면 훨씬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부록 중심력과 행성 궤도〉에 있는 내용이다. 라그랑지안을 이용하여 지구의 궤도 반지름을 어떻게 유도하는지 알아보자.
태양과 지구는 언제나 하나의 평면 위에 있다: 책의 본문에 따르면 각운동량 벡터 $\vec{L}$이 지구의 위치 벡터 $\vec{r}$, 지구의 속도 벡터 $\vec{v}$에 동시에 수직이고, 각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서 지구의 궤도 평면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위치 벡터와 속도 벡터는 알겠는데 각운동량 벡터는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독자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이 책의 7장의 대칭성을 끄집어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가 태양을 도는 영상을 한 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며, 그 영상 속의 지구는 아마 평면 위에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구의 궤도 반지름을 계산하는 것이니, 지구의 운동을 기술할 때는 3차원이 아니라 2차원에서 해도 된다고 받아들여보자. 태양과 지구를 $xy$평면에 두고 태양의 위치를 원점으로 정하자.
이제 라그랑지안을 작성하자: 참고로 지구는 태양에 대해 원운동을 한다고 가정할 것이다. 만유인력 상수를 $G$, 태양의 질량을 $M$, 지구의 질량을 $m$이라 하자. 2차원에서 지구의 운동을 기술하는 라그랑지안 $L$ $=\dfrac{1}{2}m(\dot{x}^2+\dot{y}^2)-V(x,y)$이다. 이것을 이용해도 운동을 분석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우리는 지구와 태양이 떨어진 거리 $r$에 대해서 한 가지 사실을 알고 있다. 바로 만유인력 상수, 태양의 질량, 지구의 질량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만유인력은 $r$이라는 변수에 의해서만 변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라그랑지안의 퍼텐셜에너지 $V$ 는 힘 $F$와 엮여있다. 이 사실을 종합해 보면 우리는 라그랑지안을 극좌표로 바꾸어 푸는 게 조금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극좌표로 변환을 시작합니다: $x$ $=r\cos{\theta}$, $y$ $=r\sin{\theta}$로 변환한다. 곱의 미분법과 합성함수의 미분법에 의해 $\dot{x}$ $=\dot{r}\cos{\theta}-r\dot{\theta}\sin{\theta}$이며, $\dot{y}$ $=\dot{r}\sin{\theta}+r\dot{\theta}\cos{\theta}$이다. 즉, $\dot{x}^2+\dot{y}^2$ $=\dot{r}^2+r^2\dot{\theta}^2$이다. 운동에너지항 $T$ $=\dfrac{m}{2}\left(\dot{r}^2+r^2\dot{\theta}^2\right)$으로 쓸 수 있겠다. 퍼텐셜에너지항을 구하자. 지구에 작용하는 힘은 만유인력 $F(r)$ $=\dfrac{GMm}{r^2}$이다. $F(r)$ $=-\dfrac{\partial V(r)}{\partial r}$이다. 즉, $V(r)$ $=-\displaystyle{\int{F(r)}dr}$ $=-\displaystyle{\int{\dfrac{GMm}{r^2}}dr}$ $=-\dfrac{GMm}{r}$이다. 적분상수가 어디 갔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을 쓰면 어차피 상수는 사라지므로 굳이 쓰지 않아도 괜찮다. 라그랑지안 $L=\dfrac{m}{2}\left(\dot{r}^2+r^2\dot{\theta}^2\right)+\dfrac{GMm}{r}$으로 정리할 수 있다.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을 활용하자.
첫 번째로 활용할 방정식은 $\dfrac{d}{dt}\left(\dfrac{\partial L}{\partial \dot{r}}\right)-\dfrac{\partial L}{\partial r}=0$이고,
두 번째로 활용할 방정식은 $\dfrac{d}{dt}\left(\dfrac{\partial L}{\partial \dot{\theta}}\right)-\dfrac{\partial L}{\partial \theta}=0$이다.
다시 첫 번째 방정식으로 돌아와서 분석한다. $\dfrac{\partial L}{\partial \dot{r}}$ $=m\dot{r}$이므로 $\dfrac{d}{dt}\left(\dfrac{\partial L}{\partial \dot{r}}\right)$ $=m\ddot{r}$이고, $\dfrac{\partial L}{\partial r}$ $=mr\dot{\theta}^2-\dfrac{GMm}{r^2}$이다. 첫 번째 방정식을 요약하면 $m\ddot{r}-\left(mr\dot{\theta}^2-\dfrac{GMm}{r^2}\right)=0$이고, 이를 이항하면 $m\ddot{r}$ $=mr\dot{\theta}^2-\dfrac{GMm}{r^2}$이다.
그리고 두 번째 방정식을 분석한다. $\dfrac{\partial L}{\partial \dot{\theta}}$ $=mr^2\dot{\theta}$이고, $\dfrac{\partial L}{\partial \theta}$ $=0$이므로 $\dfrac{d}{dt}\left(mr^2\dot{\theta}\right)$ $=0$이다. 이를 이용하면 $mr^2\dot{\theta}$ $=p_{\theta}$를 만족시키는 상수 $p_{\theta}$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다.
위의 두 가지 사실을 결합한다: 두 번째 식에서 $\dot{\theta}$ $=\dfrac{p_{\theta}}{mr^2}$임을 알 수 있고, 이 식을 첫 번째 식에 대입하면 $m\ddot{r}$ $=\dfrac{{p_{\theta}}^2}{mr^3}-\dfrac{GMm}{r^2}$이다. 분명 $\dfrac{GMm}{r^2}$은 만유인력으로 실제로 작용하는 힘이 맞다. 그렇다면 $\dfrac{{p_{\theta}}^2}{mr^3}$의 정체는 무엇일까? 우리는 $xy$평면 위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지구를 곧이곧대로 보지 못한 채 강제로 $r$이라는 변수에 대한 좌표계로 시선을 바꾸어 보았다. 이 힘은 이러한 변환 과정에서 생긴 겉보기 힘이고, $r$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바깥으로 밀어내려는 원심력이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지구 반지름은 어떻게 표현되나요?: 위의 식에서 결론을 내리자.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유지된다는 것은 $r$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ddot{r}$ $\equiv 0$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dfrac{{p_{\theta}}^2}{mr^3}-\dfrac{GMm}{r^2}$ $\equiv 0$이고, 양변에 $mr^3$을 곱해 식을 정리하면 ${p_{\theta}}^2-GMm^2 r$ $=0$이다. 즉, $r=\dfrac{{p_{\theta}}^2}{GMm^2}$이다. 사실 지구는 태양을 초점으로 한 타원궤도를 돌고 있으므로 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근사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추가로 지구의 각운동량을 유지했을 때 가상의 지구를 현재 지구의 궤도반지름 바깥쪽에 놓았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반지름의 세제곱에 반비례하는 원심력이 반지름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구심력보다 빠르게 약해지므로 가상의 지구는 궤도반지름까지 끌려오고, 다시 지구 궤도를 돌 것이다. 반대로 가상의 지구를 현재 지구의 궤도반지름 안쪽에 놓았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원심력이 구심력보다 강하므로 가상의 지구는 궤도반지름까지 밀려날 것이고, 다시 지구 궤도를 돌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구의 각운동량이 2배가 되면 궤도 반지름은 4배로, 각운동량이 3배가 되면 궤도 반지름은 9배가 된다는 것도 추측할 수 있겠다.